그림감상

[스크랩] 따뜻한 미소가 피어오르는 그림

부산강태공 2015. 11. 16. 21:35

 

따뜻한 미소가 피어오르는 그림
Edgar Hunt






Pigeons And Puppies(1897년작)





이 포스트는
루프님의 블로그 아웃사이더가 말하는 일상에서 모셔온 "테마로 이어지는 동물농장을
꿈꾼다-Edgar Hunt(1876-1955)"
를 편집한 것입니다. 가져가실 때에는 원본 그대로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Hunt (1876-1955)는 영국 버밍엄(Birmingham) 출신으로
동생 Walter Hunt와 더불어 3대에 걸친 Hunt Family로 유명한 화가이다.
할아버지 Charles Hunt와 아버지 Charles Hunt Jr.는
모두 유머있는 주제의 그림들과 동물관련 그림들로 명성을 떨쳤고,
그 역시 "Feathered Friends", "Farmyard Friends" 시리즈로
농장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친밀한 11종의 함께 하는 동물들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을 보면 마치 어릴적에 꿈꾸던 전원생활과
동물농장이 내 눈앞에 펼쳐진 듯이 연상되어 보기에도 재미있다.




Pigeons And Chickens(1897년작)


작가의 초기작에 가까운 작품으로 공존하고 있지만 어딘가 자신들의 구역이 있는
비둘기 가족과 닭가족이 함께 화폭을 채우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분위기를 느꼈는고 하니...
시선을 마주치는 법 없이 어딘가 팽팽한 자존심 싸움이라도
벌이고 있는 듯한 그들의 모습을 상상해 봤더랬다.


비둘기 가족曰 : 어이~ 우린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비둘기라구~~~
                자고로 새라면 절대로 닭들처럼 땅에 발을 디디고 살면 안되는거야.

닭 가족曰 : 웃기시네~~~ 얘들아, 우린 이렇게 땅에 굳건히 발을 디디고 살고 있단다.
            쟤들도 하늘을 난다지만 모이를 먹기 위해선
            결국 우리가 서 있는 이 곳으로 내려와야 하는거야.


세 마리 비둘기가 각각 자유분방하게 시선이 분산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띄고 특유의 색감이 잘 살아있다.
레그혼종이라기보다는 적색야계에 가까운 듯한 품종과
흑백의 조화가 멋들어진 검은꼬리종이 나름 늠름하고 품위가 느껴진다.
병아리들이 또 어디론가 튈지 모르는 귀여움이 느껴진다.




Pigeons And Puppies(1897년작)



역시 초기작이라고 할만한 '비둘기와 강아지' 라는 작품이다.
개집을 중심으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하고 귀여운 표정을 짓는
세 마리의 강아지들과 주변을 둘러싼 비둘기 두 마리가 공존한다.
표정 하나하나가 귀여운데 역시 각각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해 있어서
조금 더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풍긴다.
먹다 남은 식빵 부스러기와 두고두고 먹을 수 있을만한 뼈다귀를 봐서는
포만감에 이어지는 호기심일 것이다.
꺾여진 나뭇가지가 지붕위를 덮고 있는 것이 계절감을 느끼게 한다.
서로에 대한 호기심이 교차되는 시선을 통해 그들의 대화를 상상해 본다.


강아지曰: 아찌, 누구세요?

비둘기曰: 난, 세상 어느 곳이나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비둘기라네~~~


집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는 강아지들에겐 깃털 달린 비둘기가
하늘을 나는 것이 그렇게 신기해 보이지 않았을까?





The Puppies(1902년작)



전작에 비해 강아지도 한 마리 더 늘었고, 호기심과 개성도 더 부각된 작품이다.
지붕위를 차지하고 있는 풀려진 목줄은 몇 번은 사용했을 것이라
짐작이 되는데 어미개에게 채웠던 것이 아닐까 싶다.
먹이 그릇에 담긴 우유와 부스러기, 그리고 널부러진 비스켓과 뼈조각을 보면
푹신한 짚단이 깔려있는 개집에서 잠이 든 한 녀석에게서는 포만감에 이어지는 나른함을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한 두 녀석에게서는 무언가에 대한 호기심이 느껴진다.
그러나 이 작품에 관심이 가는 건 역시 죽은 나무 위에 앉은
한 마리 작은새를 바라보는 강아지의 그 모습이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강아지가 앉아있는 짚단이 왠지 노란색이라기보단
황금빛으로 느껴질만큼 따뜻하고 눈부신 느낌이다.





Intruders(1906년작)



염소가 성질이 사납다는건 어릴적 경험으로 알고 있었지만,
Hunt의 작품에선 유독' 침입자'의 이미지로 그려지는 특징이 있다.
표정에서부터 사나움이 느껴지는 염소들과 쓰러진 나무 의자,
흐트러진 바구니가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살리고 염소들에 비해 너무나
왜소한 세 마리의 강아지가 약자로 그려지는 것이 재미있다.
이 위험하지만 팽팽한 대치상태가 둘 사이에 놓여진 배추 두 개에 강조되어 있는 분위기이다.
그래도 아마 땅바닥에 내려와 염소에게 으르렁대는 무모한 용기를 보이는 강아지는
아마도 세 마리 강아지 중 첫째가 아닐까 싶다.
본능적으로 동생들을 지키고자 하는 형제애라고 보고 싶어서^^;

 



A Chicken Doves Pigeons And Ducklings(1907년작)



10년전의 구도와 어딘가 흡사하지만 병아리가 아닌 새끼 오리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고
조금 더 직접적으로 시선을 마주치고 있는 비둘기와 닭의 모습이 또 다르다.
아마 동물농장에서 같이 산 세월만큼 이 다른 종의 깃털 달린 동물들도
조금은 더 친밀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아마 조금 더 지나면 땅바닥을 딛고 서는
비둘기를 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했던 작품.
그런데 닭이 정말 크다;;;






A Cockerel Hen And Chicks With Pigeons(1907년작)


앞서와 같은 장소에서 그린 듯 한데 이젠 비둘기가 닭을 내려다보지 않는다.
어린 수탉과 암탉 그리고 병아리들이  화면을 가득 채운 반면
비둘기는 크기가 작고 비중이 준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 농장에선 닭들에게 무슨 사료를 먹이길래 이렇게 덩치가 커진 것일까? 






Chickens Feeding(1909년작)


강아지들이 집을 비운 사이 닭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릇 가득 담긴 먹이들과 흐트러진 목줄을 보면서
혹 팔려가지나 않았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주인과 함께 산책을 나간 것이 아닐까 싶다.
키우던 개를 팔기 전엔 마지막 식사를 배불리 시키는 것이 같이 지낸 정인데
이렇게 먹이를 가득 남길리는 없겠지.
어찌됐든 닭들이 제세상을 만났다.






Chickens And Chicks(1909년작)



Hunt의 작품을 보면 이 농장에선 암탉이 하루에 낳는 달걀만도
엄청나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
지금까지 봤던 작품 대부분에서 주인공이 거의 닭과 병아리라고 할 정도로
화면 가득 채워진 것이 규모도 컸겠구나 싶고...
아주 제대로 그들만의 세상이다.






A Donkey And Chickens Outside A Stable(1921년작)



조금은 멀찍이서 관찰하며 그린 듯한 농장 외부의 안정된 풍경.
당나귀와 닭 일가가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평화롭다.
건초더미위에 올라앉아 위용을 과시하는 녀석이나
병아리들과 함께 모이를 먹는 암탉들의 모습이 온순한 당나귀와 조화를 이룬다.





Chickens And Donkeys Feeding Outside A Barn(1924년작)


3년전에 비해 한 마리 더 늘어난 당나귀와 조금 더 커진 건초더미 박스...
이제보니 여긴 헛간 외부였다.
아마 농장이 조금 더 규모가 커진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고보면 1897년부터 1924년까지 세월이 꽤 흘렀다.
조금씩 더 성장하는 농장이려나?
서로 다투는 모습도 없이 제각각 잘 먹고 있는데
배춧잎을 뜯고 있는 닭을 쳐다보는 또 한 마리의 닭의 표정이 흥미롭다.
그리고 저 멀리 떨어져 그들을 바라보는 닭 한마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Goats And Poultry (1925년작)



마치 농장의 주인 같은 느낌이 드는 닭들을
위협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바로 이 염소떼가 아닐지...
무언가 염소떼로부터 닭들을 보호해야 하는 느낌...
염소를 가두는 것보다 닭을 닭장속에 보호하는 것을 택했으려나?

어딘가 반항적인 성질머릴 그대로 담은 듯한 눈빛의 염소.





Chickens In A Farmyard(1926년작)


이제 비둘기도 땅에 발을 디뎠다.
무언가 반상회나 계모임이 있는 듯한 안뜰의 풍경...
닭들의 모습이 당당한데 다들 수다를 잔뜩 떠는 암탉이려나?
비둘기도 살집이 통통해졌다.
그럼 저 배추가 곗돈?^^;;;




Poultry In A Barnyard(1926년작)



예전엔 비둘기가 차지하던 위치를 점령한 닭의 모습도 보이고
쓰러져 나뒹구는 바구니와 튼실한 무를 보면 홰를 치다 날갯짓에 쓰러진듯.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능청을 떨며 바구니를 바라보는 녀석의 모습.
아래에 있던 녀석들이 땅바닥에 나뒹구는 무를 곧 먹어치울지도 모르겠다.
애써 외면하는 듯 눈치를 살피고는 있지만 말이다.
헛기침 몇 번 하면서 자연스레 발을 짚으며 다가가지 않을까?





Farmyard Neighbours(1928년작)



안뜰에 닭들의 새로운 이웃이 등장했다. 그 모습도 친숙한 토끼 가족~
한때 비둘기가 차지했던 윗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선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새끼 토끼들과 짚단으로 시선을 향해 있는 어미 토끼.
그 아래엔 짚단위에 알을 품고 있는 암탉과 호위하듯 둘러싼 닭들의 모습이
마치 처음 비둘기와 닭이 그러했듯 아직은 서로의 공간에 대한 신경전 같은 느낌이다.
이웃이 서로 친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건 이 농장에선 잘 알려진 이야기인듯.





Puppies And Pigeons Playing By A Kennel(1933년작)


어딘가 뽐내는 듯 시비를 걸 듯한 비둘기 일당과
이를 상대하는 강아지들의 모습이 눈에 익다.
날짐승과 들짐승의 차이라고 해야 하려나?
아니면 Hunt의 주제답게 깃털달린 짐승과 안뜰에서 키워지는 가축의 차이랄까.
집과 먹이를 지키려는 강아지들의 모습과 먹이를 노리는
침입자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비둘기의 모습이 상대적이다.
뒤늦게 도착한 비둘기가 몇 마리 더 내려앉을지도 모르겠다.




Chickens Ducks And Duck lings Paddling(1933년작)


깃털달린 짐승으로 돌아가서 연못을 사이에 두고 오리떼와 닭가족이 한데 모였다.
연못에서 수영을 시도하는 새끼 오리들의 모습도 재미있다.
이들을 바라보는 어미의 따뜻한 시선도 마음에 드는 작품.
이 작품에선 그래도 오리들이 주인공이다.





Ponies By A Pond(1934년작)



조랑말이라 하면 덩치가 작은 편이지만 오리와 함께 두고 보니 정말 큰 짐승이다.
물이라도 마시고픈 눈치인데 연못을 차지하고 있는 오리가족과
어떻게 타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듯한 표정이 재미있다.
왠지 염소에 비해서 당나귀나 조랑말은 정말 순한 동물로 그려지는 것이
이 농장 동물들의 성격을 관찰한 결과일런지 모르겠다.
혹, Hunt의 가족이 염소뿔에 심하게 부딪히기라도 한 건 아닐지^^;;;





The Intruder(1935년작)



이런 생각이 들어맞았는지 이젠 제대로 나쁜 짓을 하는 염소의 모습이 그려졌다.
아마도 성질이 제대로 뻗쳤는지 그 무서운 뿔로 닭장을 부셔버릴듯 위협하고 박아댄다.
하얗게 질린 닭의 모습과 놀란 병아리들의 날갯짓에 비해
멍하니 바라보는 저 닭은 또 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곧 부서질듯 긴박한 위험이 느껴지는 중에 그런 모습도 있다.





A farmyard Scene With Goats And Chickens(1949년작)


Hunt의 노년시절 작품. 아마 그 침입자의 이미지 탓이었는지 묶여져 있는 염소...
아마 14년전 그날 뭔일이 제대로 벌어졌나 보다.
나무통위로 올라가 묶여진 염소를 그렇게 바라보는 닭의 모습이
어쩐지 그날 있었던 일과 연관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한것은...
이 작품이 1949년을 배경으로 한 것인지 아니면
1935년 그 때 이후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확실히 모르고 짐작을 하고 있는 탓이다.
만약 1949년이라면 저 나무통을 사이에 둔  채
그날의 앙금이 두 집안 사이를 원수처럼 만든건 아닐까라는 소설을 써 가면서^^;;; 
곧 들이받을 듯 골이 난 염소의 표정이 제대로다.





A farmyard Scene With Goats Chickens Doves(1949년작)



같은해에 그려진 작품인데 염소, 닭, 비둘기들이
모두 한자리에 어우러진 것이 농장의 평화가 그대로 느껴진다.
도도하던 비둘기도 땅에 안착했고 닭들도 멀찍이 자리잡았으며,
염소들의 시선도 더 이상 심술궂지 않다.
다투는 일도 시기하는 일도 없이 한가족의 따뜻함으로 마무리되는 느낌을 받은 작품

 

 

 

출처 : 물처럼 살아가세
글쓴이 : 하루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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